동시대성을 획득하는 이상(理想)한 공간
정재연 (Jaeyeon Chung)
울산 SRT 역에서 멀지 않은 거리, 산과 바다 그리고 평야가 아주 가깝게 맞닿은 이곳 두동
면 서하천전로 213. 울산에서 울주군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해오름의 고장이
기도 하다. 특히 뮤즈세움이 위치한 두동면 천전리 주변은 암각화와 각석 등 선사문화를 간
직한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그중 천전리각석은 청동기 시대와 신라시대의 생활과 사상
이 기하학 문향, 인물, 동물상들로 표현되어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은 유적이자 관광코스
이다. 울주군은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지방산업단지와 국가의 여러 공단이 들어서
면서 산업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관광단지의 허브로
서 그 명성을 잘 유지해오고 있다. 최근 울산 울주지역의 고유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지고 예술에 다양성에 집중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한 예술 기관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우리가 동시대 미술로 알고 있는 소위 ‘현대미술’은 도시 사람들의 문화생활을
바탕으로 생성되고, 변화한다.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사실 고요하고 아름다운 울산 울주군
에서 일명 ‘컨템포러리 아트’를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뮤즈세움의 재개관 전시
인 <지금 당장, 지금 여기>는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삶에 지친 타 도시 인구들이 이곳을 찾
아 진정한 의미의 ‘휴식’과 동시에 현대적 작품과 관계를 맺으며 관람자의 시선으로 동시대
성(contemporaneity)이 장소와 관계 맺는 과정을 펼쳐낸다. 미술사학자이자 미술비평가인
테리 스미스(Terry Smith)에 따르면 즉각적인 것, 동시대의 산물인 것, 동시에 존재하는 것
이 동시대성의 특징으로 보고 있다. 전시는 이러한 면에서 동시대성의 또 다른 접근 통로다.
전시를 통한 비물질적 여행, 서비스 문화 산업의 개념들을 이해하고 관람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작가-관람자는 현재의 시간에 함께 존재하면서 타인과 공존하
는 동시대성의 다양한 방식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지금 당장, 지금 여기>는 주변 아름다
운 산수풍경과 더불어 새로운 현대적 공간에서 현대미술을 관람하는 이들이 실질적 동시대
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우리에게 진정한 현대 도시인들에게 현대적인 ‘휴식’이라
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이곳을 찾는 이들의 움직임이 울산지역 관광지에 어떠한 영향을 주
고, 이곳 뮤즈세움의 지역성과 예술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말이다. 또한 뮤즈세움이 동
시대적인 쉼의 공간이자 현대 미술 흐름에 있어 하나의 관광 ‘코스’가 되길 기대해 본다. 뮤
즈세움이 지역문화를 형성하고, 이 지역이 가지고 있는 큰 유산적 특성을 잘 살리며, 모두에
게 열린 복합적인 예술공간으로 자리할 것이다. 더불어 전시가 역사적, 공간적 구속으로부
터 자유로운 동시대 미술의 현장을 보여주는 기준이 되어 다양한 예술의 담론을 소개하는
장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가 지역과 동시대 미술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더불어 상호소통을
끌어내기를 기대한다.
지금 당장, 지금 여기
Staying in the Moment
관람시간: 11:00 - 18:00 / 화요일 - 일요일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울산 울주군 두동면 서하천전로 213
musesseum@gmail.com
재개관전시
2022. 05. 04 Wed - 08. 07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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