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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C Life

간단하고 간결한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2월의 겨울, 건조한 공기가 빛에 반사되어 피부에 맞닿을 때 생기는 하얀 빛이 딱 그 빛이다. 멀리서 봐도 발광해 공간 전체로 퍼져 나오는 뭉뚝한 빛이 익숙해 보인다. 마치 빛은 없지만 빛을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 계단을 하나 둘 오르며 마주하게 되는 방 안에서 피어나는 몽롱한 빛의 흐름을 따라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건축적인 요소에 놓인 형광등 빛의 흐름이 공간을 채우고 관람자에게 즉각적 체험이라는 신체 경험을 유도함으로 어떠한 상황 자체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맞다, 익숙한 그 빛이다. 뉴욕 어퍼 이스트 사이드(Upper East Side) 69가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David Zwirner Gallery)에서 댄 플래빈(Dan Flavin)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소위 고풍스럽고 호화.. 더보기
원초적 감정을 포착하는 객관적 관찰자 앨리스 닐 퍼블릭 아트 월간 미술 잡지 퍼블릭 아트 공식몰. 작가, 전시 기획, 국내외 미술정보 기사 수록 및 신간 소개 artinpost.co.kr 때론 담담하게, 때론 우울하게, 때론 불편하고 때론 편안하게 보이는 그림 속 인물들은 낯설지만 마치 가까운 사람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예술가로서 그녀가 가지는 가장 큰 힘은 상대방에 대한 심리적 통찰력이 아닐까? 닐이 인터뷰에서도 말했듯 “내가 정신과 의사가 되었다면 부자가 됐을 것이다.”라고도 언급했을 정도니 말이다. 닐은 누군가를 그리는 과정에서 무엇을 보여줄지 생각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기를 원했다. 닐은 그녀 스스로를 ‘영혼의 수집가’라 고 말한다. 작업할 때 그 상대방의 영혼에 깊숙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닐은 임신이라는 인.. 더보기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의미를 상기시키는 수잔 레이시의 메세지 퍼블릭 아트 월간 미술 잡지 퍼블릭 아트 공식몰. 작가, 전시 기획, 국내외 미술정보 기사 수록 및 신간 소개 artinpost.co.kr 아이를 낳고 나선, 여성과 아이를 진심의 눈으로 보게되고 가슴 깊이 동감하며 이해하게 된다. 이건 묘하고 묘한 경험이자, 신기한 경험이다. 타인은 타인이자 우리는 우리인 묘한 감정은 옆사람과 다정히 손잡고 밖을 걷는 것과 같은 경험이다. 전시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작가들은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하고 표현한다. 수잔 레이시는 작품을 위한 실천에 대한 두 가지 기본 원칙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개인적인 서술과 두 번째는 커뮤니티 내에 사적이지만 공적인 대화를 통해 작품을 구상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프로젝트다. 그녀는 억압된 문화적 이야기를.. 더보기
대중문화, 소비주의, 테크놀로지 정치학의 탐험 Play Time, Thomas Bayrle 대중문화, 소비주의, 테크놀로지 정치학의 탐험 다양성과 실험성을 바탕으로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뉴뮤지엄(New Museum)에서는 독일의 팝아티스트 토마스 바이얼레(Thomas Bayrle, 1937~ )의 작품을 조명하는 회고전을 6월 20일부터 9월 2일까지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대중문화, 테크놀로지, 선전, 그리고 소비주의를 시각적으로 포착하는 회화, 조각, 드로잉, 판화, 영상, 사진 등 115점이 소개된다. 1960년대는 지난 20세기에 걸쳐 서구의 문화와 예술, 사고를 지배해왔던 모더니즘 미술에 저항하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이나 소비 사회의 물질문명으로 형성된 환경을 수용한 예술들이 등장한다. 그 중 1960년대 뉴욕을 중심으로 일어난 팝 아트.. 더보기
과장된 욕망 예술가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들 음악을 하는 사람들 모두 그들에게선 과장된 욕망이 존재하는 듯 싶다. 그 이유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한계에서 어떠한 지점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그것을 넘어서는 어떠한 철학적 사색이나 판타스틱한 공상이나 일어나지 않을 듯 일어날 일들에 대해 그들 나름의 해석으로 표현한다. 어떠한 세계에 근접할 수 없는데 그들의 격정이 표출되는 식이다. 그리고 가끔씩 예술가나 작가 그리고 모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씩 자신을 그 곳에 포함시켜 구성하는 모습도 사뭇 흥미롭다. 그들은 그곳에 출현됨으로써 그들의 숨겨진 욕망을 승화시키고 어떠한 열정의 소용돌이에서부터 자신을 자유롭게 놓아주고자 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극히 나의 생각이지만 이때까지 만나온.. 더보기
​ 그녀는 항상 자신을 돌보지 못한채, 아무도 모르는 자신의 공간으로 들어가 책들로 한 쪽 벽을 가득 채운 책 앞에서 5분동안 한참을 서있는 것이 유일한 재미였다. 오래도록 심각하고 때론 사색의 숲으로의 여행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녀는 항상 남들에게 남들의 눈과 귀를 의식하여 주변 사람들의 편을 들고 옹호하고 변호하고, 잘하고 있으니 꿈을버리지말라고, 절망하지말자고 거짓아닌 위로를 하곤 했다. 늘 인내심을 가지고 있어야 했고,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인간성을 드러내고 늘 하나의말에 혼란과 칭찬을 반복한 희안한 본성에 익숙해 져야 했다. 그 의식적인 구조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하면 늘 불안해하고 자신감이 없던 그녀는 이번에 과감히 비행기 티켓을 구했고, 사고싶었던 여러 소품들을 준비해 긴 여행을.. 더보기
차가운 공간 ​ 넓은공간에 몇몇 작품이 있지만 부족해 보이지 않고 심심해보이지 않았다. 전시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설명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내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듯 편안했다. 그 곳의 기운만 받으면 무언가의 아이디어보다는 그냥 그 현재의 것을 받아들이고 기억해 내는 것이 가장 좋은 현장학습이었다. ​​​​ 사람들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좋은 것 나쁜 것 슬픈 것 억울한 것 그 모든걸 다 기억할수 없기에. 어디 좋은 곳을 가면 그냥 그곳의 좋은 추억과 기억들만 가지고 가면 된다. 니체 계획이 있으면 내일이 궁금해진다. 멋진말이다. ​​​ 계획이 있으면 내일이 궁금하고, 계획이 없어도 내일이 궁금하다. 궁금해하고 생각하고 계획하며 나와 내 주변에 호기심을 가지며 살고싶다. 다가오는 새로움들을 두.. 더보기
Untitled -대화인 작품: 너와 내가 연결되는 순간의 기록들- Untitled -대화인 작품: 너와 내가 연결되는 순간의 기록들- 한 사람이 자신이 속한 기존 사회에서 또 다른 사회로 귀속된다고 할 때, 그는 새로운 환경과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사회의 적응을 위한 가장 큰 첫 번째 노력은 언어일 것이다. 외 2018.iseaweed.org Untitled -대화인 작품: 너와 내가 연결되는 순간의 기록들- 한 사람이 자신이 속한 기존 사회에서 또 다른 사회로 귀속된다고 할 때, 그는 새로운 환경과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사회의 적응을 위한 가장 큰 첫 번째 노력은 언어일 것이다. 외국을 여행하거나 혹은 유학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떠나기 전에 그 나라의 언어를 가장 먼저 습득하고 간다. 그리고 한 번쯤 현지인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한다... 더보기
새로운 시작, 그리고 뉴욕 생활 무엇으로 글을 시작해야 할까 몇번을 고민하다가 새로운 시작에 대한 적응을 나열하고, 이곳에서 시작된 제 2의 예술생활을 이야기해보자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쓴다. 이곳 뉴욕으로 온 계기는 사실은 결혼을 통해서이다. 화려한 삶도 아니고 그냥 그런 평범한 하루하루를 지내면서, 지독한 외로움과 그리움에 사무치기도 했다. 지금의 남편과는 6년 이상의 롱디로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하였다. 작년 12월 9일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을 뒤로한채,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이곳까지 온 지 이제 1년. 무엇이 바뀌었는지, 그리고 무슨일들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나열 하자면 너무 긴 산문이 될 것 같아서 그 이야기는 뒤로 하고 본론을 말하자면, 한국에서 7년동안 미술 생태계(?)에서 오래 살아남아 일을 하였고, 계속해서 그 일을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