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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C Life/마음으로 읽고


그녀는 항상 자신을 돌보지 못한채, 아무도 모르는 자신의 공간으로 들어가 책들로 한 쪽 벽을 가득 채운 책 앞에서 5분동안 한참을 서있는 것이 유일한 재미였다. 오래도록 심각하고 때론 사색의 숲으로의 여행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녀는 항상 남들에게 남들의 눈과 귀를 의식하여 주변 사람들의 편을 들고 옹호하고 변호하고, 잘하고 있으니 꿈을버리지말라고, 절망하지말자고 거짓아닌 위로를 하곤 했다.

늘 인내심을 가지고 있어야 했고,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인간성을 드러내고 늘 하나의말에 혼란과 칭찬을 반복한 희안한 본성에 익숙해 져야 했다.

그 의식적인 구조속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하면 늘 불안해하고 자신감이 없던 그녀는 이번에 과감히 비행기 티켓을 구했고, 사고싶었던 여러 소품들을 준비해 긴 여행을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그 여행의 시작은 어디가 될지 여행을 통해 앞으로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전혀 계획없이 무작정 이곳을 떠나려 했다.

여행가기전에 보통과, 괴테, 하이네, 보들레르, 랭보, 아폴리네르, 에밀 졸라, 모파상의 책을 하나씩 구입하여 신경안정제처럼 가방 가장 잘보이고 깊숙하지 않은 얕은 가방에 넣었다. 
늘 영혼의 불멸, 신의존재, 휴머니즘, 해체, 탈모더니즘 그리고 장소특정적인 삶, 다문화주의 시대 동양인이 가지는 오리엔탈리즘에 대하여 궁금했었고 그 외 독서 이외 다른 지식체계는 딱히 없던 터라 여행이 주는 가장 큰 의의를 되새기며 가방을 정리했다.

여행중에 가장 중요한 노트필기를 위해 적절한 얇고 무게감이 덜한 노트를 찾다 예전에 메모해 두었던 몇몇 이야기로 표정이 어두어졌다. ‘왜 항상 이런식으로 기분이 오락가락하지’ 속으로 생각하던 그녀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짐은 챙기지 않고 필요한 노트는 다시 내려 두었으며 책만 쌓여있었다, 그리고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처음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되풀이 되고 반복된다. 항상 그녀의 삶은 조금은 지루하고 정적인데 변덕이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