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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고 간결한 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2월의 겨울, 건조한 공기가 빛에 반사되어 피부에 맞닿을 때 생기는 하얀 빛이 딱 그 빛이다. 멀리서 봐도 발광해 공간 전체로 퍼져 나오는 뭉뚝한 빛이 익숙해 보인다. 마치 빛은 없지만 빛을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 계단을 하나 둘 오르며 마주하게 되는 방 안에서 피어나는 몽롱한 빛의 흐름을 따라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긴다. 건축적인 요소에 놓인 형광등 빛의 흐름이 공간을 채우고 관람자에게 즉각적 체험이라는 신체 경험을 유도함으로 어떠한 상황 자체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맞다, 익숙한 그 빛이다. 뉴욕 어퍼 이스트 사이드(Upper East Side) 69가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David Zwirner Gallery)에서 댄 플래빈(Dan Flavin)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소위 고풍스럽고 호화.. 더보기
단절되어 있지만 연결되어 있다. 보다 더 조용한 곳으로, 보다 더 사람이 없는 곳으로 향하는 것이 진정으로 고요한 줄 알았다. 하지만 진정한 고요, 진정한 휴식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었다. 무언가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걸. 서로 오가는 말, 차분한 눈 마주침, 서로에게 집중하는 사람들 사이에 생기는 잔잔한 여운들. 각각의 세계에서 여물고, 차오르고, 쓸어내고, 꿰매며 우리가 모이면 다른 세계에서 또다시 여물어진다.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진오(Jean Oh)는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시작하여, 예술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술 대학교, 대학원까지 한 번도 미술을 멀리한 적이 없다. 페인팅, 드로잉, 사진, 바느질, 설치 작업 등 모든 매체를 스스로 실험하며 그때그때 표현하고 싶은 주제를 다룬다. 진오의 작품을 보면 생각.. 더보기
과장된 욕망 예술가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들 음악을 하는 사람들 모두 그들에게선 과장된 욕망이 존재하는 듯 싶다. 그 이유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한계에서 어떠한 지점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욕망이 충족되지 않으면 그것을 넘어서는 어떠한 철학적 사색이나 판타스틱한 공상이나 일어나지 않을 듯 일어날 일들에 대해 그들 나름의 해석으로 표현한다. 어떠한 세계에 근접할 수 없는데 그들의 격정이 표출되는 식이다. 그리고 가끔씩 예술가나 작가 그리고 모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씩 자신을 그 곳에 포함시켜 구성하는 모습도 사뭇 흥미롭다. 그들은 그곳에 출현됨으로써 그들의 숨겨진 욕망을 승화시키고 어떠한 열정의 소용돌이에서부터 자신을 자유롭게 놓아주고자 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극히 나의 생각이지만 이때까지 만나온.. 더보기